'parce que'는 매우 기초적인 프랑스어입니다.
네이버 사전 옆에 별 두 개 보이시지요? 접속사, 게다가 뜻도 별로 안 어렵습니다.
J’avais envie de ce tissu fin et je ne savais pas très bien ce qu’il fallait espérer en dehors de lui. Mais c’était bien sans doute ce que Marie voulait dire parce qu’elle souriait toujours.
이정서 씨는 본인 번역본을 비롯해 네 개 번역본을 제시하네요.
그 얇은 천을 느껴 보고 싶었고, 그것 말고 달리 어떤 희망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인지 정말로 알지 못했다. 아마 마리의 의도도 그랬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 이정서
나는 그 얇은 천에 욕망을 느꼈다. 그리고 그 천 말고 또 무엇에 희망을 품어야 할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마리가 하고자 한 말도 아마 그런 뜻이었으리라. 마리는 줄곧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 김화영
나는 그 얇은 천을 원했다. 그것 말고 대체 무엇을 희망하라는 건지,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미소 짓고 있는 모양으로 보아 마리가 하려던 말은 정말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 김예령
난, 그 얇은 천을 만지고 싶었고, 그 이외에 뭘 바라야 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마리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마리가 하고 싶은 말도 바로 그것 같았다. - 이기언
이정서 씨는 '얇은 천'을 '욕망'한다거나 거기에 '희망'을 품는다는 표현에 불만이 있는 모양이지만, 원문(envie, espéré)이 그런 걸 어쩌겠어요. 괜한 시비입니다.
다시 'parce que'로 돌아갑시다. 마침 이런 댓글이 달렸네요.
동의해요, 이정서 씨 번역이 유독 도드라지게 눈에 들어옵니다. 'parce que' 부분만 볼게요.
Mais c’était bien sans doute ce que Marie voulait dire parce qu’elle souriait toujours.
여기서 'parce qu'elle'이 'parce que'입니다. 번역본을 비교해보죠.
아마 마리의 의도도 그랬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 이정서
마리가 하고자 한 말도 아마 그런 뜻이었으리라. 마리는 줄곧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 김화영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미소 짓고 있는 모양으로 보아 마리가 하려던 말은 정말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 김예령
그런데 마리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마리가 하고 싶은 말도 바로 그것 같았다. - 이기언
이정서 씨 번역본만 유독 다르죠? 나머지 세 분의 번역본에서는 마리의 미소와 마리의 의도 사이에 연관이 있어요. 뫼르소는 마리가 웃고 있는 걸로 미루어 보아 마리의 의도가 그러리라 짐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번역했을까요? 'parce que' 때문이죠. 직역하면 이렇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틀림없이 마리가 말하려던 것이었을 텐데, 왜냐하면(parce que) 그녀가 계속 미소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서 씨는 이 'parce que'를 빼버렸어요. 더구나 접속사 'Mais(하지만)'를 뜬금없이 중간으로 옮겨 버렸어요. 그래서 엉뚱한 접속사가 엉뚱한 자리에 가버렸습니다. 이 구절은 뫼르소의 성격, 마리가 웃는 걸 보아 자기 추측이 맞겠거니 하는 그 직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데 이정서 씨 번역엔 그런 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간과할 수 없는 오역입니다.
출간된 번역본에도 이대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이정서 씨, 제 엮인 글 삭제하지 말아 주세요. 페어 플레이 합시다.
혹시 이정서 씨가 본문을 수정할까봐,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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